화장품성분

실리콘 오일의 진실, 천연 성분의 함정

notion73093 2025. 7. 17. 12:55

 화장품 성분 중 하나인 **실리콘 오일(Silicone oil)**은 오랫동안 "모공을 막는다", "피부 트러블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안아 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리콘을 화학 성분으로 분류하면서 자동적으로 유해하다고 판단하지만, 실제로 실리콘은 피부 안전성 테스트를 통과한 저자극 성분이며, 정제 수준에 따라 매우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성분입니다. 실리콘 오일의 대표적인 예로는 디메치콘(dimethicone), 사이클로펜타실록산(cyclopentasiloxane), 페닐트리메치콘(phenyl trimethicone) 등이 있습니다.

실리콘 오일은 피부에 부드러운 사용감을 제공하고, 수분 손실을 막는 얇은 보호막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중요한 점은 이 보호막이 피부 호흡을 방해하지 않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리콘 분자는 크기가 크고 안정적이어서 피부에 침투하지 않고, 표면에 머무르면서 윤기와 부드러움을 제공합니다. 이 때문에 프라이머, 파운데이션, 헤어 세럼 등 다양한 뷰티 제품에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민감성 피부나 여드름 피부를 위한 처방에서도 종종 포함되는 성분입니다.

실리콘 오일이 모공을 막는다고 오해받는 이유는 함께 배합되는 다른 성분이나, 세정력이 부족한 클렌징 습관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워터프루프 기능이 강화된 베이스 제품에 실리콘이 포함되었을 경우, 꼼꼼한 세안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피부 트러블로 이어질 수 있으나 이는 실리콘 자체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실리콘은 피부에 직접적인 자극을 거의 주지 않기 때문에 의료용 제품, 흉터 관리 제품, 아기용 크림에도 사용될 정도로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저번글에서 다루었던 심화주제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화장품성분 중 실리콘

 천연 성분은 무조건 좋은가? 자연주의의 맹점

 ‘천연’, ‘유기농’, ‘오가닉’이라는 단어는 오늘날 화장품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마케팅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천연이라는 말만으로 제품이 안전하고 피부에 좋을 것이라 믿고 선택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천연 성분이라고 해서 모두 피부에 무해하거나 효과적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식물성 원료 중에는 강한 알레르기 반응이나 피부 자극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시트러스 계열(오렌지 오일, 레몬 껍질 오일), **에센셜 오일(티트리, 유칼립투스, 라벤더 등)**은 천연이지만 **광감작(햇빛에 민감하게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며, 특정 피부 타입에서는 심한 염증이나 붉어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천연 방부제나 천연 향료는 합성 성분보다 불안정성이 높고 보존력이 떨어져 제품이 쉽게 변질될 위험도 있습니다. 천연이라는 단어에만 의존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 없이 감성 마케팅에 휘둘리는 소비 형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천연 성분은 화학적으로 정제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함유 성분의 구성이나 농도가 일정하지 않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특히 민감성 피부나 트러블 피부에게 예측하기 어려운 피부 반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즉, 천연이란 말이 반드시 피부에 맞는다는 뜻은 아니며, 성분의 종류와 배합, 정제 수준, 피부 타입과의 상호작용을 함께 고려해야만 합니다. 안전성은 출처보다 과학적 분석과 임상 테스트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 기준입니다.

 논코메도제닉,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논코메도제닉(Non-comedogenic)’이라는 단어는 이제 화장품 용어에서 기본적으로 믿고 보는 인증 마크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 용어는 ‘모공을 막지 않는다’는 의미로, 여드름성 피부나 트러블 피부용 제품에서 자주 강조되는 마케팅 용어입니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이 문구가 있으면 절대 트러블이 생기지 않는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논코메도제닉의 기준은 사실 국가나 브랜드마다 통일된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어떤 브랜드에서는 일부 성분만 테스트해 논코메도제닉이라고 표기하는 반면, 다른 브랜드에서는 완성된 제품 전체에 대해 임상 시험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논코메도제닉이라는 문구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과학적, 임상적으로 입증된 사실은 아닐 수 있으며, 이를 맹신하기보다는 전성분과 피부 반응 여부를 직접 체크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피부 타입과 개인의 유전적 요인, 호르몬 상태, 클렌징 습관에 따라 전혀 다른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피지가 과다하게 분비되는 사람은 모공이 막히기 쉬운 상태이기 때문에, 논코메도제닉 제품을 사용했음에도 트러블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제품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 습관이나 제품 사용법, 다른 스킨케어 제품과의 상호작용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 중심의 선택 기준, 다시 세워야 할 때

 화장품 성분을 단순히 ‘화학 vs 천연’, ‘좋음 vs 나쁨’으로 나누는 이분법적인 접근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입니다. 실리콘 오일은 정제 수준과 사용 목적에 따라 유익한 성분이 될 수 있으며, 천연 성분은 출처에 따라 오히려 피부 자극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논코메도제닉 또한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표현이 아닌 경우도 많기 때문에, 단어보다는 전체 성분 구성과 본인의 피부 특성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소비자가 성분을 볼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신뢰할 수 있는 자료와 분석 기준을 갖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INCI명(국제화장품성분명), EWG 등급, 임상 테스트 유무, 소비자 리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정 성분이 내 피부에 자극을 주는지 여부는 직접 테스트하고 일지로 기록하는 방식으로 파악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즉, 성분의 이름보다 실제 나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가 진짜 정보입니다.

 진정한 뷰티 루틴은  성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나의 피부에 대한 관찰력에서 시작됩니다. 실리콘도, 천연도, 논코메도제닉도 그 자체로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피부에 적용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조건부의 선택지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화장품은 피부를 치유하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이중성을 가진 제품입니다. 실리콘 오일에 대한 오해, 천연 성분에 대한 맹신, 논코메도제닉이라는 표현에 대한 과도한 신뢰는 모두 정보 부족에서 비롯된 소비자의 실수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분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갖추고, 실제 사용 결과를 기반으로 판단한다면 화장품은 훨씬 더 정교하고 효과적인 스킨케어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마케팅 문구보다 성분표를 먼저 읽고, 유튜브 리뷰보다 본인의 피부를 관찰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똑똑한 소비자는 유행을 따라가지 않으며, 근거 있는 판단을 통해 나만의 루틴을 완성합니다.